April 25, 2015

오늘같은 요상한 햇살에 물렁물렁한 인간은 끝없이 녹아 내리기 마련이다.
혹시나 했는데 어김 없이 역시나 였다. 유독 길게만 느껴지던 4월 아침과 밤의 스산함이 분명 오늘 아침에도 슬며시 보이더니 보란듯이 반듯하고 정직한 에이프릴샤워같은 햇살이 오늘 쏟아져 내렸다. 그동안 부족한 비타민D들이 몸속 곳곳을 찾아 들어가느라 그런지 그동안 평정심을 잘 유지하던 나는 가슴이 빠운스빠운스 되며 온갖 잡스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서 힘들었다. 한 여름 볕아래 너울거리는 강빛 같았고 21살의 뜀박질에서 나오는 숨소리 같았던 오늘 햇살은 정말이지 너무 좋았다. 그저 햇살아래 아무 생각없이 있고 싶은 날이었는데... 그러지 못하는 나에게 미안했고 그로인해 흔들리는 내가 나에게 미안한 하루였다. 이렇게 해가 지니 그나마 마음이 진정되어 이렇게 글이라도 적는다. 미안했다 나에게. 버티어 보자. 눈을 감고 그리자. 그럼 된거다. 결국 그 그림을 꺼내어 건축되어진 광경을 볼 날이 머지 않았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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